도서관이 캠퍼스의
상징적인 랜드마크가 되기를

2020년 재건축을 시작한 의학도서관이 곧 개관합니다. 이번 건립에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번 신축 도서관은 연건캠퍼스에 있는 건물 중에서 유일하게 많은 분들의 소중한 뜻을 모아 건립하는 건물입니다. 암 연구소 등 다른 건물들이 국가 예산이나 대기업 같은 큰 후원자의 기부로 지어진데 반해, 의학도서관은 많은 동문들과 교수, 직원, 학부모님들이 뜻을 모아 짓는 건물입니다. 그 자체로도 의미가 큽니다.

도서관의 건축 콘셉트가 궁금합니다. 투명한 파사드와 불투명한 파사드가 공존하는데 이유가 있나요? 도서관은 2개의 직사각형 형태의 건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한쪽은 벽돌로 마감이 된 건물이고 다른 한쪽은 유리벽으로 마감된 건물입니다. 유리로 마감한 이유는 우리에게 익숙한 서울대의 엠블럼 ‘베리타스 룩스 메아(Veritas Lux Mea, 진리는 나의 빛)’에서 착안한 것입니다. 세상을 밝히는 빛의 도서관 콘셉트로 설계를 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완공되면 365일 아침부터 자정까지 학생들이 공부하는 동안 은은한 빛을 발산하게 될 텐데요. 진리의 빛이 전 세계로 퍼져나갔으면 하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최민호
의학도서관 관장

도서관 동을 연결하는 교육동 건물도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도서관 건물 두 동을 연결하는 긴 직사각형 형태의 건물이 교육동 기능을 할 건물입니다. 예전에는 종합실습실이라고 해서 의대생들이 기초 실습을 집중적으로 하는 학습 공간이었습니다. 이게 도서관 건물과 연결되어 Y자 형태를 하고 있는데, 마치 면역 기능을 담당하는 항체를 연상케 합니다. 우리 몸에 수없이 많이 들어오는 다양한 종류의 항원에 대응하는 항체 부위에 해당하는 도서관은 무한한 잠재력과 가능성을 가진 학생들이 꿈을 키워가는 학습 공간으로, 또 모든 항체에서 공통적으로 관찰되는 구조에 해당하는 교육동은 서울의대의 유구한 전통과 학풍이 교육 과정을 통해 구현되는 공간이 될 것입니다.

도서관 이용자가 될 학생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요? 도서관은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공간입니다. 처음의 멋지고 근사한 환경이 어지럽고 무질서한 학습 공간으로 바뀌지 않도록 공간도, 시설도 최대한 내 것처럼, 주인 의식을 가지고 소중히 해주시길 바랍니다.

의학도서관이 앞으로 캠퍼스 내에서 어떤 위상을 가질 거라고 보시는지요? 의학도서관은 캠퍼스 내에서 거의 중앙에 해당하는 위치에 자리합니다.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곳인데다, 연건캠퍼스에 들어서는 순간 가장 눈에 띄는 건물이기도 할 겁니다. 설계하신 분도 그렇고 저희도 그렇고 이 건물이 100년 이상 랜드마크와 같은 상징적인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거라는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 의료계의 리더를 만들어낸 전통, 앞서가는 의학 교육이라는 역할을 상징하는 랜드마크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습니다.

목적지까지 더 편안하고
효율적으로 닿을 수 있게

신축 도서관과 기존 도서관의 가장 큰 차이, 변화라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일단 기본적으로 달라지는 게 공간이 확대되는 점입니다. 기존의 소장도서도 정리를 해서 꼭 필요한 책들만 보존하고자 했고요.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방치되는 유휴 공간이 없도록 건축 설계 단계에서부터 요구와 기능을 꼼꼼히 반영하고 효율적으로 동선을 배치했습니다. 단순히 물리적으로 넓고 좌석 수만 많은 공간이 아니라 도서관을 이용하는 학생들이 쾌적하게 공부할 수 있도록 꾸몄습니다.

최근 도서관이 다양한 부가적인 기능이 추가되는 추세인데 신축 도서관도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고 있나요? 일차적으로 의학도서관은 의과대학의 의학 교육을 지원하는 역할이 첫 번째 목적입니다. 그에 따른 요구를 충실히 만족시킬 수 있도록 했습니다. 대표적으로 학습실을 꼽을 수 있는데, 쾌적한 학습 공간을 만드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신축 도서관은 인쇄 자료 비중을 대폭 줄이고 디지털 자료를 보다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학습 공간 외에, 문화와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공간도 넉넉하게 마련한 상태입니다. 이러한 부분들은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라고 봅니다.

박상근
의학도서관 사서

의학도서관이 앞으로 캠퍼스 내에서 어떤 위상을 가질 거라고 보시는지요? 의학도서관은 캠퍼스 내에서 거의 중앙에 해당하는 위치에 자리합니다.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곳인데다, 연건캠퍼스에 들어서는 순간 가장 눈에 띄는 건물이기도 할 겁니다. 설계하신 분도 그렇고 저희도 그렇고 이 건물이 100년 이상 랜드마크와 같은 상징적인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거라는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 의료계의 리더를 만들어낸 전통, 앞서가는 의학 교육이라는 역할을 상징하는 랜드마크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습니다.

도서관의 아날로그 서비스가 일부 디지털로 전환되었는데, 사서의 역할에도 변화가 있나요? 공간이 달라지는 것이지 서비스의 내용이 달라지는 건 아니거든요. 공간 관리 업무나 이용자 지원 업무가 사서의 역할인데, 공간이 달라졌다고 해서 이 부분에는 크게 달라진 게 없습니다.

도서관의 ‘힐링’ 기능이 매우 중요해졌어요. 문화와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공간, 시설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기존 도서관에는 이런 기능이 거의 없다시피 했어요. 그런데 이번에 신축을 하면서 그렇게 문화와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자료실을 별도로 만들었습니다. 자료를 찾으면서 마음의 여유를 찾을수 있게 배려한 ‘교양자료실’입니다. 책도 보고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으로, 사용자의 복합적인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안락하고 따뜻한 콘셉트로 만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신축 도서관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공간, 혹은 추천하는 서비스가 있다면요? 무엇보다 공간 효율을 높인 점이 가장 만족스럽습니다. 좌석을 미리 예약할 수 있는 디지털 시스템을 구축해서 모바일 등을 이용해 예약 현황을 볼 수 있게 했습니다. 좌석의 효율적인 공유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독서와 공부, 그 이상의 휴식과 힐링 기능까지 추가한 학습 공간도 만족스럽습니다. 목적지는 같다고 해도 45인승 일반버스를 타고 가는 것과 28인승 우등버스를 타고 가는 것은 완전히 다른 경험이니까요. 시원한 개방감이 느껴지는 공간이 있는가 하면 독립 파티션이 둘러진 1인석 공간이 있어 니즈에 맞게 다양한 공간을 활용할 수 있을 겁니다.

가장 치열했던 순간의
기억을 담게 될 공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교에서 ‘의학도서관’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의학도서관은 교류의 장이라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이 제일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은 강의실입니다. 현재 의과대학 커리큘럼상, 시간의 제약으로 인해, 강의실은 일방적으로 강의자로부터 학생에게 지식이 전달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도서관은 학생들이 편안한 장소에서 서로 지식을 주고받는 교류의 장이 되어야 하며, 이밖에 강의실 밖의 지식을 도서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깨달을 수 있는 교류의 장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2020년 재건축을 시작한 의학도서관이 개관을 앞두고 있습니다. 가장 기대되는 것은 무엇인가요? 학생들이 공부할 수 있는 쾌적한 환경의 열람실이 기대됩니다. 의학도서관의 부재로 인하여, 밤까지 편안히 공부할 수 있는 장소를 찾아 헤매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제는 저도, 밤까지 편안히 공부할 수 있는 장소가 생길 것이라는 기대감에 개관이 기다려집니다.

박혜린
의학과 20학번

의학도서관과 서울의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공기청정 시설이 잘 구비되어 있으면 좋겠습니다. 의대 공부 특성상 한 곳에 오래 앉아 공부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또한 150명의 학생을 수용하는 대형 학과라는 점에서, 학생들이 밀집된 강의실, 도서관, 열람실 등의 공기 청정 시설이 고장 없이 잘 유지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과 바람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본과 3학년까지 배웠음에도 불구하고, 배우고 싶은 내용, 모르는 분야가 너무나 많습니다. 또, 의대에 진학하고 난 뒤 새롭게 알게 된 점은, 의사가 진출할 수 있는 분야가 무궁무진하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아직 특정해서 어떤 일을 하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확실한 것 한가지는, 제가 어느분야에서 일을 하게 되든지, ‘사람’과 ‘사회’를 치유하는 역할을 하고 있기를 바랍니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앞으로의 시간들을 꾸려나가고 싶습니다.

도서관이라는 공간을 정의한다면요? ‘공부하는 장소’가 가장 큰 것 같아요. 따라서 공부가 가지는 의미가 큰 의대생에게는 가장 많은 추억이 쌓이는 장소라고도 생각해요. 올 때마다 도서관에서 치열하게 보냈던 날들이 생각날 것 같아요. 그래서 정서적으로 좀 따뜻하게 느껴지는 도서관이었으면 좋겠어요. 먼 훗날 되돌아봤을 때 나의 성장의 일부를 함께 했던 공간으로 기억될 테니까요.